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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/끄적

나는 커피 입맛조차 협소한 사람이었다.

서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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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근에 원두 탐험을 떠나며 알게 된 사실. 나는 커피 입맛조차 협소한 사람이었다.

원래도 입맛의 스펙트럼이 무척 좁은 사람인데 원두조차 스펙트럼이 좁다니 ... 하긴.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. 본래의 입맛 스펙트럼이 좁은데 원두라고 다르겠는가.

심지어 원두는 그 스펙트럼이 더 좁았다.

찐하게 볶은 취향 저격의 프렌치 로스팅 원두를 맛본 이후로, 조금의 산미라도 있으면 마실 수가 없는 혀가 되어버렸다. 원래도 신맛 자체를 참 싫어했지만, 그래도 약한 산미의 커피는 나쁘지 않게 마셨는데 말이다.

그 외에도 견과류의 고소함도 별로고, 거칠지 않은 부드러운 맛은 뭔가 아쉽고. 향이 좀 아쉬워도 커피 자체의 맛이 훨씬 중요하고. 중강배전 너무 맛이 옅고 시고, 풀시티는 다크함이 부족한데다 분명 산미가 약하다는데 나한테는 강하고.

참고로 내 취향 저격의 원두는 브라운백커피의 온더시티. 씁쓰름하고 거친게 너무 매력적이다. 산미가 정말 제로이기도 하고. 다만 향미가 무척 아쉽다. 그래서 이런저런 원두 탐험을 해본 건데 ... 정말 ... 놀랍게도 다 입에 안 맞더라. 심지어는 온더시티만큼 씁쓸하고 다크하지만 맛이 다소 부드러운 에디조차 뭔가 아쉽고. 다음엔 클리셰로 한번 사봐야지.

문제는 요즘 산미가 있는 커피들이 유행이라(전에는 강배전을 많이 팔았다고) 로스터리들이 약중배전~중배전 커피들을 주로 판다는 것. 강배전이라고 적혀봐야 중강배전~풀시티 정도더라 ... (._. ... 난 탄맛도 좋은데 커피 카페 사람들은 싫어하는 것 같고. (하지만 스타벅스는 여전히 인기가 좋은 카페던데...?)

그 외에 내 문제는 사용하는 그라인더가 2~3만원짜리 싸구려라는 것이다. 나중에 한 번에 라곰 미니로 업그레이드 할 예정인데, 그 때가 되면 다시 마셨던 원두를 소량 구매해서 갈아마셔봐야겠다. 제대로 된 그라인더로 갈면 ... 내 원두 입맛의 스펙트럼이 넓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?

아닐 것 같긴 한데 여하튼, 나도 ...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여러 원두를 즐기면서 먹고 싶다 ..... 원두 하나만 입에 맞으면 너무 슬프니까 ...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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